조울증(양극성장애)은 기분이 처진 우울한 상태(우울증)와 기분이 들뜬 상태(조증)가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기분장애를 말한다. 물론 일반인도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기분을 느낀다. 그러나 조울증 환자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조울증, 과하게 들뜨거나 심하게 침울하거나조증이 시작되면 과도하게 기분이 좋거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의기양양하고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쳐 평소보다 말이 많아진다. 이때는 타인이 말을 중간에 끊기 어려울 정도로 말이 많아진다. 이와 더불어 생각이 많아지고 잠을 줄이면서까지 사회적 활동 또는 무리한 주식투자, 현실성 없는 사업 등 목적과 의미가 없는 행동에 과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울러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일이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쉽게 흥분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한다. 성적 문란과 같은 일탈 행동과 망상 장애 등이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같은 현상을 조증 삽화라고 하는데, 한번 나타나면 일주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지속된다. 특징적인 증상으로 조증 삽화가 한 번 이상 나타났을 경우 조울증으로 진단된다. 조증 삽화를 경험하는 대부분은 평생에 걸쳐 주요 우울증 증상을 함께 경험한다. 우울증이 나타났을 때는 매사에 불안해하며 쉽게 절망하고 죽음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며 조증과는 전혀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대인 기피 성향이 자주 보이며 주변 사람이 자신을 무시하고 비웃는다고 생각하는 등 피해 망상에 휩싸이는 경우도 많다. 조울증의 70%는 우울증에서부터 비롯된다. 환자의 대부분이 조증과 우울증을 함께 경험하지만, 조증 삽화만 겪는 사례도 10~20%에 달한다. 환자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조증 삽화는 평균 5~10주 정도 지속되며, 우울 삽화는 19주, 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를 모두 경험하는 혼재성 삽화는 36주가량 이어진다. 일반적인 우울증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기에 발병할 위험 높아조울증 평생 유병률은 1% 정도로 확률로만 계산하면 100명 중 1명은 살면서 한 번은 조울증을 겪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101만 6,727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발병 연령대는 비교적 어린 18세 전후이지만, 연령과 성별 상관없이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다. 고령층에 속하는 70대에 처음 발병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다만,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자료를 살펴보면 청소년기에 첫 우울증을 경험한 환자의 20~32%가 추후 양극성장애를 진단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성인기에 첫 우울증을 진단받은 환자의 경우 비교적 적은 5~15%만이 이후 양극성장애를 진단받았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조울증 환자,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해대부분의 조울증 환자는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사회적, 직업적 기능을 잃고 사회적 고립상태에 빠지는 사례가 많다. 문제는 조울증 환자가 강한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조울증 환자가 우울증 삽화를 겪을 때의 자살 위험이 일반인보다 15배 높으며 단순 우울증 환자보다 2.5배 높다. 실제로 2014년 미국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 정신건강의학과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를 살펴보면 조울증 환자의 25~50%가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 시도를 하는 조울증 환자 대부분이 10대 때 처음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조울증 환자의 뇌 영상과 일반인의 뇌 영상을 비교했을 때, 조울증 환자 뇌의 전두엽과 편도체를 연결하는 갈고리 모양의 섬유 다발에 이상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하며 "기억력과 감정, 동기를 조절하는 편도체와 전두엽의 연결망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오류가 조울증 환자가 강한 자살 충동을 느끼는 원인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대인관계를 이어가지 않은 조울증 환자가 주변에서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자살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때문에 가족 혹은 친지가 주변에서 조울증 환자의 상태를 유심히 살펴야 하며, 급성으로 증상이 심해져 자해 등의 위험이 높아지면 입원치료와 같은 적절한 대처를 취해야 한다. 아울러 조울증 환자는 스스로가 전문의와의 상담 없이 처방받은 약물이나 음주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조심해야 하며, 규칙적인 수면, 식사, 적절한 운동 등을 통해 스스로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