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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리면 감염 위험 커진다"... 호흡기 1차 방어선 '코'가 중요한 이유
우리가 호흡하는 순간에도 수많은 호흡기 바이러스와 세균, 알레르기 항원은 끊임없이 체내 진입을 시도한다. 이때 외부 위협을 가장 먼저 맞닥뜨려 걸러내는 인체의 1차 방어선이 바로 '코 점막'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코 점막의 방어 능력을 의학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일례로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코 점막에 투여하는 범용 스프레이 백신이 감염병을 광범위하게 방어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코 점막 본연의 기능적 중요성을 짚어보고, 새로운 백신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 현시점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점막 관리 방안을 살펴본다.
콧속 백신 동물실험 효과 확인, 상용화 전 부작용 검증 과제 남아
2026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스탠퍼드대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코 점막을 통해 백신을 맞은 쥐는 코로나19, 독감, 세균성 폐렴균(황색포도상구균 등)을 포함한 여러 병원균의 체내 유입량이 100배에서 최대 1,000배까지 감소했다. 이 백신은 병원균 방어는 물론 천식을 유발하는 집먼지진드기 같은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반응도 효과적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아직 동물 전임상 단계에 불과해, 실제 인체에 적용하고 상용화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면역 체계가 장기간 과도하게 활성화하면 정상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나 과염증 같은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상봉 약사(정다운약국) 역시 "이번 연구로 점막 면역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면서도 "아직 동물실험 단계인 만큼 인체 효능과 상용화 가능성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첫 관문, '코'가 중요한 이유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코를 통해 체내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유입된 바이러스가 코 점막에 안착해 증식하는 과정에서 본격적인 감염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상봉 약사는 "코 점막은 외부 병원체를 방어하는 초기 관문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약사에 따르면, 코 점막에서는 일차적으로 상피 장벽과 함께 병원체를 점액에 흡착시켜 외부로 배출하는 '점액-섬모 청소(mucociliary clearance)' 기능이 작동한다. 이어 점액 내 항균 단백질과 분비형 면역글로불린a(iga)를 비롯한 국소 면역세포가 단계적으로 반응해 병원체의 증식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점막 투여용 백신이 도입되기 전인 현 단계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코 점막의 물리적 상태를 보호하고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호흡기 질환 예방의 주요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카모스타트'와 '잔토모나스', 이중 방어 기전 주목
최근에는 코 점막의 방어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과학적 대안으로 '카모스타트(camostat)' 성분의 바이러스 억제 기전에 주목하는 추세다. 카모스타트는 호흡기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 내로 진입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단백질 분해 효소(tmprss2)의 활성을 저해하여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기전적 개연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식물 유래 다당류인 '잔토모나스 발효 추출물(xanthan gum)'을 더할 경우 방어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해당 성분은 점막 위에 물리적 보호막을 형성하여 바이러스와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카모스타트의 점막 부착력과 지속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바이러스(viruse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 성분을 병용했을 때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효과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니클로사마이드', 잠복기 점막 내 바이러스 초기 증식 억제 기대
외출 후 호흡기 점막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사후 관리 방안도 조명받고 있다. 통상 호흡기 바이러스는 체내 유입 직후 즉각 증식하기보다는, 점막에서 일정 기간의 잠복기를 거치며 증식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감염이 본격화되기 전인 잠복기에는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바 있는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 성분의 활용이 고려될 수 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항바이러스 후보 물질로서 점막 내 초기 증식 억제라는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관련 연구가 지속되고 있으며, 실제 세포 실험 단계에서 유의미한 바이러스 제거율을 보인 것으로 보고되었다.